숲과 바람과 詩(詩集)
가시고기
湖月,
2012. 3. 4. 17:11
가시고기 / 안행덕
지팡이에 겨우 의지한 노구
부챗살처럼 둥글게 휘어진 허리
고달픈 낙타 등을 닮아서
사막처럼 막막한 세상 살아오신 아버지
천만 가지 시름 다 짊어지시고도
자식들 앞에서는 언제나
괜찮다 괜찮다 허풍만 치시던 아버지
새끼들의 먹이가 된 가시고기처럼
당신의 뼈와 살을 다 내어주시고도
마음에 맺힌 한 풀지 못해
넋두리처럼 슬픈 연가 부르시다
자식의 마음에 집 한 채 지어 놓으시고
바람 따라가시더니
설움바쳐 지켜온 날들 못잊어
밤마다 그리운 꿈처럼
먼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되시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