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강 /안행덕
강 같은 나이를 아시나요.
쉼 없이 깎이고도 참
편안히 흐릅니다. 그려
모난 돌에 할퀴고 벼랑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들어도
그 아픔이 참을 수 없어 몸을 뒤틀며
그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저 강물
잊혀갈 세월 서러워
잘게 부서지는 푸른 신음이
햇볕에 그을린 강물은 눈이 부시다
글썽이는 눈망울 같은
강물의 울먹임이 물비늘 되어 반짝일 때
세월의 아픔을 안고도 처연히 흐르는 강물
강 같은 속 깊은 가슴이 되고 싶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비워 내고 싶다
흐르는 강물처럼 처연해도
아무도 몰라주는 나이
속 깊은 저 강물의 나이를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