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湖月, 2007. 9. 3. 22:22

 

 


 

 강 /안행덕


강 같은 나이를 아시나요.

쉼 없이 깎이고도 참

편안히 흐릅니다. 그려

모난 돌에 할퀴고 벼랑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들어도

그 아픔이 참을 수 없어 몸을 뒤틀며

그래도 쉼 없이 가야 하는 저 강물

잊혀갈 세월 서러워

 잘게 부서지는 푸른 신음이

햇볕에 그을린 강물은 눈이 부시다

글썽이는 눈망울 같은

강물의 울먹임이 물비늘 되어 반짝일 때

세월의 아픔을 안고도 처연히 흐르는 강물

강 같은 속 깊은 가슴이 되고 싶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비워 내고 싶다

흐르는 강물처럼 처연해도  

아무도 몰라주는 나이

속 깊은 저 강물의 나이를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