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금정문예 20 집

湖月, 2016. 12. 16. 21:45



연리지連理枝 / 안행덕

 

 

말없이 돌아누워 잠 못 드는 늙은 부부

등을 마주 댄 채 궁리 중이다

낮에 토닥거림, 마음에 걸려 뒤척인다

나란히 누워도 등 돌린 사이

부대낀 세월, 오십 년이 파노라마로

두런두런 지나가고 있다

  

청실홍실 엮으며 청사초롱 불 밝히는 날

뿌리는 달라도 이제는 하나라고 약속했는데

사는 동안 수없이 마음은 갈라섰다가도

둘 사이 이어진 잔가지를 바라보며 살았지

  

뿌리는 달라도 하나로 통하는 우리라고

심사를 달래는 동안

나무 등걸처럼 거칠어진 주름 사이로

젖은 숨소리 들린다

아직 우리는 살아있구려

슬며시 맞잡은 손과 손

강물처럼 흐르는 정이 상처를 꿰맨다

 

 

금샘金井 / 안행덕

전설의 새암을 찾아갔네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와

범어梵魚가 놀았다는 새암

 

석 달 열흘 가문 날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새암

금정산 동쪽으로 화강암 봉우리

세길 높이 바위에 돌우물 하나

금빛 물고기는 보이지 않고

하늘의 구름이 내려와 담겨있네

 

아~ 신비의 금샘

천기를 누설하지 말라고

지나가는 바람이 속삭이네

 


* 작고문인 장기연시인 회고록 상재


금정문예 특집 2016년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