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꽃이 되련다

湖月, 2009. 12. 24. 16:04

 

 

 

 

 

꽃이 되련다 / 안행덕


 

밤새 꽁꽁 언 바람이

긴 밤, 잠 못 들고 한숨으로 궁리하더니

창틀에 매달려 화공을 꿈꾸었나?

유리창이 온통 성에 꽃이다

투명한 유리창의 환한 불빛

한밤을 움찔움찔 기웃거리다가

사각사각 환하게 얼었구나.

애타게 창밖을 응시한 내 시선이

북풍한설과 눈이 맞아

애틋한 사랑으로 피었구나



내 마음 저쪽에 매달린 차가운 창 하나

별빛에 들킬까 차마 열지못하고

노심초사 아집으로 묶어놓은 情(정)

하얗게 얼었다 녹으면

꽃으로 피어날까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도도한 저 눈빛

햇살에 반짝 눈이 부시다

 

영하를 견뎌낸 너의 기도가 무량하다

꽁꽁 언 마음도 빗장을 풀어놓으면

눈부신 꽃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