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나 동백꽃 되려하네

湖月, 2005. 12. 18. 22:36

나 동백꽃 되려하네

 

                                                 湖月안행덕


동백은 아직 피지 않았더이다

바닷바람이 얼마나 춥고 시려 우면

꽃망울 벙그릴 엄두도 못 내고

망울만 볼록 하더이다

잎은 아직 퍼렇게 질려서

오돌오돌 떨고 있더이다

작년에 동백꽃 진자리

멍들어 시든 그리움만 남아있더이다


눈물 닦아주고 시린 손 잡아주던

그님 가신 뒤

시린 손 모우고 한양 웁니다

규방 처녀처럼 세상 밖 나갈 엄두도 못 내고

씨앗 없는 저 동백처럼

시린 해풍에 두 뺨 내어주고 떨고 있답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에

멍들어 시린 그리움만 남아 있더이다.

200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