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나 죽어서
湖月,
2012. 3. 11. 17:45
나 죽어서/湖月 안행덕
푸른 하늘 마음껏 잡아당기며
바람 따라 자유롭게 흘러가고 싶어요.
비 내리는 날이면
철없이 뛰어내리는 부질없는 빗방울
살포시 가슴으로 받아
서러운 그의 마음 안아주고요.
천 년을 몸부림치는 파도 자락 붙잡고
내 마음도 퍼렇게 멍들었노라고
나도 빗물에 내 눈물 섞으며 울었노라고
밤새도록 모래알 헤아리며 같이 울고요.
은빛 햇살에 못 견디게 서러워 우는 갈대 잎
바람 부는 허전한 날에
짝 잃은 뜸북새처럼 나도 따라 울면서
애틋한 그 사연 그냥 그렇게 들어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