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5. 20:30

 

낙안읍성  / 안행덕


오뉴월 태양도 늘어진 오후

날마다 동문을 지켜온

갖가지 모양으로 늘어선 장성들

수천 마디 언어들이

새로운 깃발로 나부낀다


그 옛날 수시로

서민의 목숨을 넘보는 왜적

보다 못한 장군(임경업)의

절절한 달군 몸으로

백성의 안위를 지키려 성을 쌓았다는데

왜적의 방자함을 솔기마다 적어놓고

무시로 헹궈가며 들여다보라 하네 


곳곳에 조상의 얼이 숨쉬는 곳

사백 년 전 흔적을 더듬어갈 제

돌담에 잠자던 秘史

옛날을 그리는 정인을 만나

은유를 가득 담아 교신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