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낙엽과 나

湖月, 2008. 11. 30. 21:08

          

 

낙엽과 나 /안행덕

 

 

안타까움을 접고 무모하지 않게

슬그머니 아래로 생을 놓습니다.



바닥을 유유자적 구르는 저 여유로움

긴 여름 나무에 매달려 참았던 울음

은유로 고백하는 중이랍니다



허공에서 맴돌며 연연해하는 너

너를 보는 내 눈이 젖는 것은

떠나는 서러움을 알기 때문이랍니다

스치는 바람에 소리 내어 바스락거리는 것은

아직 생이 남아있어 아프다고 절규하는 소리인가



서럽게 울지 못하고 속으로 우는 안쓰러운 울먹임

그 서러운 소리의 여운에 나를 묻고 하늘을 보았습니다.

낙엽 대신 나뭇가지 끝에 내 손톱이 아리게 걸려 있습니다



대롱거리는 설움 금방 내 발등으로 떨어질 것 같은데

울지 못함은, 새벽달이 어둠을 지우고

희미한 내 그림자에 말을 건 탓일 겝니다.

 

 

기약 없이 에돌아 우는 바람 때문에

놀라워라. 내가 낙엽이 되어 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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