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늙어가는 오후

湖月, 2008. 2. 25. 10:02

 

   

늙어가는 오후 /  湖月 안행덕

 

안방에 누워 떨리는 눈으로
힘겹게 토방을 기어오르는 햇살
잡고 흔들어본다.

 

한때는 탄탄한 토담 같던 肉身
비바람에 씻기어
흙으로 가려 헐리고 있는 중이다.

 

안방의 기척을 살피던
감나무에 걸린 까치밥 
붉은 弔 燈처럼 불을 밝히려 한다.

 

몸 뒤집는 산 그림자
꼬리를 감추며
어둠이 집어삼키는 것을 조용히 보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