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10. 11:08

 

 

능소화  / 안행덕


세월이 약이라니요

날이 가면 갈수록

쌓이는 이 그리움을 어쩌라 구요

행여 임의 발걸음 소리인가

나팔처럼 커지는 내 귓바퀴를 보세요


애타게 담장에 매달려

키를  늘리는

안타까운 내 심정을 아시나요.

오늘도 붉게 피어나는

아픈 속내 감추지 못하고

줄기마다 새긴 사랑 헛되었어라


매정한 정

돌아보지 말자고

마디마디 새겨 두었건만

열꽃 같은 붉은 멍울

지우지 못하고

옛 정(情 )에 매달려

아직도 눈물 가득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