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무화과
湖月,
2008. 12. 16. 11:03
무화과 / 안행덕
평생 꽃 한번 피울 수 없다는 것이
너를 잠 못 들게 하였겠지
숨이 멎을 것 같은 갑갑함으로
밤마다 외도를 꿈꾸며
살을 베인 것 같은 쓰라림을 달랬지
순한 네 성정은 날마다
오기와 오만을 키웠고
황홀한 태양의 애무를 슬퍼하며
넓은 잎 속에 네 속내를 감추었지
꽃 피우지 않고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오만이
고독의 씨앗을 잉태하고
복부를 동여매고 몇 날을 울었더냐.
한숨과 눈물의 결정체
가랑이에 끼고 앉은
애비 없는 자식, 첫 고고성에
환호보다 귀를 막고 싶었겠지
목에 걸린 가시처럼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붉고 거친 슬픔이
그리움의 조각으로
태어난 외로운 너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