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무화과

湖月, 2015. 7. 21. 16:30

 

 

 

 

무화과  / 안행덕

    

평생 꽃 한번 피울 수 없다는 것이

너를 잠 못 들게 하였겠지

숨이 멎을 것 같은 너절한 심사는

밤마다 외도를 꿈꾸게 하고

살을 베인 것 같은 아린 상처로

스치는 바람에도 숨어 울었을테지

순한 네 성정은 날마다

꽃 피우지 않고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오기로

고독의 씨앗을 잉태하게하고

복부를 동여매고 몇 날을 울었더냐

목에 걸린 가시처럼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붉고 거친 슬픔이 낭창낭창 익어

그리움의 멍에처럼

달콤한 울음이 다디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