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물레가운다

湖月, 2005. 5. 4. 22:51

 

물레가 운다           

                         안행덕

 

끄억 끄억 물레가 운다
밭일들일 하루종일 지친 하얀 손
파르르 떨리는 속 눈 섶에 졸음 매달고
정겨운 미소 보내는 달님 벗을 삼아
돌아가는 물레에 솔솔 풀리는 목화송이


기다리는 서방님은 아니 오시고
뜰 아래 귀뚜라미 소리 문틈을 엿보는데
시뻘건 두 눈은 골패 짝  짝맞추기 여념이 없고
청사초롱 요정에서 새나오는  춘기 방탕한 소리에
어지러운 머릿속 실타래는 엉키어 물레가 운다
끄억끄억  물레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