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미들버리의 하얀집
湖月,
2006. 8. 21. 05:30
벌몬트의 바바라집에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
유행가 가사같은 푸른 초원에 나무로 지은 하얀집 넓은 부엌의 커다란 창가에
나무의자에서 밖을 본다.
푸른 잔디가 끝없이 아름다운 저 건너에는 숲의 정글이 있다.
창밖 가까이에는 집주인 바바라가 보리수 나무끝에 이쁜 새 모이통을 달아 한가로이 흔들리고
작은 벌새가 제것인양 생각난듯 날아들어 먹이를 맛보고 있다.
커피 포트에서 내는 새 소리는 바깥 풍경에 온 마음을 다주고 황홀해하는 나그네를 부른다.
향긋한 커피향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의 집 부엌 밥 냄새가 코끝에 머물다 사라진다.
산, 잔디, 나무숲 새, 햐얀집 모두 낯설지 않은 듯 낯선 풍경이
영상처럼 바람에 쉽게 부서져 저마다 낯선 소리를 낸다.
섬 속의 어둠처럼 두려움을 부르는 바람소리는 숲의 향기를 끌어들여
이방의 섬에 갇힌 초라한 목선 같은 나를 흔들어 공허한 마음을 숲으로 끌고 간다.
먹이에 취해있는 작은 벌새가 숲을 털고 나온 바람에 놀란다.
황홀하게 떠오르는 태양이 눈부신 아침을
푸른 잔디에 심고 외출 준비를 서둘러 본다.
20060808 湖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