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바다야 말하라 / 안행덕
湖月,
2019. 1. 26. 16:08
바다야 말하라 / 안행덕
너보다 더 푸른 청춘을 삼킨 바다야
푸르렀던 그 이름들을 아느냐
동강난 조국을 수호하겠다고
서해를 사수하던 꽃다운 청춘아
한 줄기 빛도 없는 깊고 깊은 심해에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거기 있었더냐
별처럼 빛나는 나이, 할 일도 많은데
누구를 위하여 내일의 꿈도 접고
흠뻑 젖은 몸으로 잠들어
온 세상을 비통하고 참담하게 하느냐
소리 없이 무너지는 수많은 가슴
조각조각 피가 마르는 게 보이지 않느냐
바다는 말하라
너는 알고 있지 않으냐
너는 보았지 않느냐
자지러져 하얗게 쓰러지는 너
너도 답답해 철썩 철~얼썩 바위를 치며
속울음만 울지 말고 말을 하여라
바다야
속 시원하게 말을 해다오
시집『숲과 바람과 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