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5. 20:33

 


밴댕이  / 안행덕



아래턱이 길어서

낚시에 걸린 밴댕이

청록색과 은백색의 우아함도 잊은 채

파드닥 요동치다 숨넘어간다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내 속

시답지 않은 말에도 금방 상처를 받고

무엇으로 되돌려 줄까 궁리하다가

뱉고 싶은 말들을 곱 씹어본다


성냄과 노함을 혀끝에 올려놓고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천천히,

둥글둥글 굴려서 모서리를 지우고

부드럽고 달콤하게 녹여보면 어떨까


이기려는 마음 접고 져 주고도

마음 편해지는 법은 없을까

소갈머리 없는 *소갈딱지, 밴댕이 속

바다를 품자고 주술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