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벚꽃이 지네
湖月,
2012. 3. 8. 22:59
벚꽃이 지네 / 안행덕
꽃구름 속에서 꽃잎은
한 마리 나비가 되어
裸 女의 몸짓으로 바람을 가른다
수만 마리 나비 떼
벚나무 아래로
춤추며 내려앉는다.
겨우내 줄기 속에 감추었던 가슴앓이
진액 같은 하얀 슬픔을
연정으로 드러낸 지 겨우 며칠
그렇게 한꺼번에 토하고
허전해서 어쩌나
남모르는 서러움 버림으로써
텅 빈 마디마디 서러운 정
잊으려고 허공에 뿌리는 저, 춤사위
끝내 채우지 못할 깊은 바다 속 같은
그리움 때문이구나
바닥에 쌓이는 질펀한 꽃잎은
연분홍 첫정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