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봄이오는 소리 /계간 부산 시인
湖月,
2016. 3. 30. 16:09
봄이 오는 소리/ 안행덕
얌전히 사분사분 내리는 이슬비
잔설을 녹여내는 정다운 수런거림
온종일 속살거려도 끝이 없는 저 수다
봄 오는 길목마다 꽃들의 시새움
개나리 진달래꽃 꽃다지 달맞이꽃
간지럼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 배시시
봄바람 유혹에 홀려 옷고름 풀고
사그락 사그락 젖은 흙 슬쩍 들추네
冬安居 풀린 몸 비틀어 기지개 펴는 소리
외롭지 않은 등대 / 안행덕
지친 바다를 다독이던 석양
졸음을 참지 못하고 파도 뒤로 숨는다
때를 기다리던 어둠은
재빨리 바다를 잠재우려 하지만
불면의 바다는 뒤척이며 몸부림치고
밤바다에 빗줄기 뛰어내리면
망망대해서 방향을 잃고
바람을 따라갈까
구름을 따라갈까
배 한 척 어둠을 가르며
난해한 표정으로 울먹일 때
외로운 등대가
깜빡이며 신호를 보낸다
여기에요 여기
옷깃 여미고 기다린 그리움
희망의 불 밝히며
새색시 그리운 임 마중하듯
등불 밝히고 다소곳이 서 있네
계간 부산시인 2016년 봄호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