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비밀

湖月, 2008. 2. 27. 19:06

                                              

  

 

비밀 / 안행덕


아침을 여는 소리

임을 부르는 소리

따르르 딱

따르르 딱

저 작은 부리에 무슨 힘으로


바람과 햇살과 토양이 은사시 나무를 키우고

받은 만큼 제 살을 내주어 공양하는 저 갸륵함

딱따구리는 이력이 난 게 아니라네.

나무인들 한줄기 선혈이 없으랴


따르르 딱

따르르 딱

무지와 미망을 깨우듯이

죽비처럼 소리를 낸다

한 생의 비밀 울음이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