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람과 詩(詩集)

삐비꽃 순정

湖月, 2012. 3. 4. 17:10

삐비꽃 순정 / 안행덕

 


도회의 미로를 헤매다 숨이 찰 때

양지쪽, 소꿉놀이하던 순이

발그레한 두 뺨

화려한 불빛에 스쳐가고

달착지근한 향기로 피어나는 그녀


사금파리 살림에 다정한 밥상

햇빛들이 내려와 둘러앉으면

어여쁜 순이 각시

삐비꽃 아주 연한 속살

고봉밥으로 담아내던 추억


꽃의 닫힌 문 두드리는 봄의 시정처럼

그리운 江 내 가슴으로 흐르면

서럽도록 고운 정, 그 노래

한 소절 바람 되어 내게로 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