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살풀이춤
湖月,
2018. 10. 13. 09:47
살풀이춤
하얗게 비운 마음 소복으로 나선 춤꾼
애원의 눈빛 간절함을 허공에 걸어놓고
움직일 듯 말 듯 어깨춤이 흥을 부른다
가느다란 손끝에 감긴 하얀 수건
맺고 푸는 능란한 기교가
슬픔을 환희로 승화시켜 주는데
살풀이장단의 곡조가 애절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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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라하며
마디마디 맺힌 한恨을 풀어내는 춤사위
늘어진 하얀 수건은 하늘을 울리고
가녀린 어깨춤은 관중을 사로잡는다
구천을 떠도는 영혼 같은 하얀 몸짓 간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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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성으로 왔어도 바람처럼 가는 인생
알량한 사랑 한 줌에 인연의 끈 놓지 못하고
저승에 들지 못한 살이 낀 가련한 영혼
가슴에 맺힌 매듭 그 질긴 끄나풀
생과 사를 넘나드는 한을 누가 지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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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춤은 저렁거리다 얼러주고
끊어질 듯 이어주는 살풀이장단에
춤꾼의 가녀린 손끝에서 하얀 수건이
휘휘 돌다 애절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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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 무형문화재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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