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상고대

湖月, 2016. 12. 18. 20:09



상고대/ 안행덕

 

 

태백산 능선에 서리꽃이 피어

온통 은백의 무빙(霧氷)이구나

골짜기마다 흐르는 별빛 닮은 무서리는

떠난 임 생각에 잠 못 드는 서러움이구나

찬 서리 끌어안은 저 맨살의 나무

잊혀 지지 않은 에인 아픔도

꽃으로 피어내는구나

 

백야처럼 하얗게 빛바랜 나이

서리서리 서러운 정 끌어안고

저 늙은 주목나무처럼

눈부신 꽃이나 피워볼거나

내 가슴 앙상한 가지마다

수없이 스친 세월만큼이나

피고 지던 서리꽃

이제야 나를 향해 말을 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