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상족암에서

湖月, 2017. 4. 16. 14:39



상족암에서

 

                                 湖月 안행덕



억만년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저 발자국

억 억 소리 지르며 울던 큰 몸집

화석의 발자국으로 살아있네

흐르는 물결 따라 바람처럼 사라질 만도 하지만

온 천지가 제 것이었던

그날이 영영 잊을 수 없어

쓸리는 파도도   부는 바람도 차마

거대한 그 발자국 들어내지 못하고

억만년 살아서도 그리워할 이 있다면

요즘 세상이 다 억이 아니면 괄시받는 줄

어찌 알고  흔적을 지우지 않고 억만년을

살아남은 저 공룡발자국

잃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파도를 제집 삼아

암반의 화석으로

뚝뚝 덜어지는 황혼을 주워 잠재우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