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생명 / 호월 안행덕

湖月, 2021. 11. 22. 12:03

 

생명  /  호월 안행덕

 

 

종지처럼 작은 둥지에 새알 하나 두고

숲 가꾸기 예취기의 소음에 놀란 어미 새

숨 막혀

오는 공포감 옴짝달싹 못 하네

 

우거진 덤불 말끔히 이발하듯 베어낸 자리

은신처 들켜버려 겁먹은 어미 잃은 새알

어미 새

저만치 숨어 콩닥 이는 새 가슴

 

저 작은 생명 어쩌나 놀라고 기막혀도

문서 한 장 없는 저 둥지 누가 지켜줄까

억장이

무너져 내려 작은 발만 동동 거리네 

 

 

 

 

시조집 『노을빛 속으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