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생불을 만나다

湖月, 2017. 8. 11. 21:29



생불을 만나다 / 안행덕

 

 

화원 한구석

작은 화분에 가부좌 틀고 앉은

소나무 분재盆栽

등신불처럼 머리에 향로 같은 백열등이고

두 손 두 발 묶인 채

온몸에 거룩한 경전을 새기고 있다

사지를 철삿줄로 묶인 채 무아에 든 생불이다

소신공양하듯

두 눈 딱 감고 합장하며 화르르 제 몸 불사르다

억겁의 죄를 사죄하듯

잎마다 향을 피운다

어쩌다 꿈에 본 부처를 만난 듯

새순 잎마다 미소가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