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덕 시 세계

서러운 손톱 / 호월 안행덕

湖月, 2024. 11. 30. 13:02

 

서러운 손톱 / 호월안행덕

내 서러움 먹고 돋아나는 손톱이 미워서

잘근잘근 씹으면 까무룩 해지고

맥없이 무너지며

묵은 슬픔이 하얗게 잘려나간다

 

손끝마다 매달린 철없는 욕심

내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절규하며

토막토막

동강 나는 내 살점이 아프다고 아리게 운다

 

감각이 없는 듯 잘려나가는 손톱

툭 하고 외마디로 살아있다고 한마디 하며

핏기없는

내 삶을 대신해 자라기를 멈추지 않는다

시집『한잔의 자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