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스크랩] 달빛과 거미
湖月,
2009. 11. 9. 21:18
달빛과 거미 / 안행덕
열이레 달빛이 처마 밑 어둠을 밀어낸다
어둠에 익숙한 거미 한 마리
조심스러운 사냥을 꿈꾼다
조심조심 묶어둔 거미줄에 걸린 환한 달빛
살아서 퍼덕거린다
한번 걸린 먹이는 놓아 줄 수 없다는 듯
예리한 발톱으로 줄을 당긴다
출렁, 외줄을 타는 광대처럼 날렵하다
풍경도 없이 사라지는 척
바람에 흔들리는 달빛을
슬쩍 바람 사이에 가볍게 옭아맨다
그렁그렁한 슬픔 하나 어둠에 매달아 놓고
보이지 않는 덫으로 달빛을 유혹한다.
출처 : 문학 한 자밤
글쓴이 : 호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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