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스크랩] 산문에 핀 꽃무릇/안행덕

湖月, 2015. 6. 25. 16:57

 

 

 

 

 

산문에 핀 꽃무릇/안행덕  

 

 

 

푸른 멍 자국 감추던

스란치마 벗어버리고

회색빛 법복도 송구하다는 듯

 

 

아슬아슬하게

가느다란 꽃대 위에 맨몸으로

한 송이 붉은 꽃으로 피어난 여인

 

 

꽃잎은 핏빛보다 진한 선홍으로

온산을 물들이고도

가슴에 맺힌 한 다 풀지 못한 듯

 

 

선운사 목탁소리에

제 몸, 주리를 틀고 서 있는 여인

속세의 인연 부질없다  

 

 

애절한 전설 구구절절 꽃으로 피워내도

빗나간 사랑은 되돌릴 수 없어라

 

 

화엄경에 귀 열어 놓고

멀리 법당을 바라보는 꽃무릇이 된 이여

산문에 기대어 합장하며 우는 가련한 여인아

 

 

 

 

 

출처 : sarang ↔ 착한사슴
글쓴이 : 착한사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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