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스크랩] 석류
湖月,
2011. 9. 28. 21:34
녹차를 내는 여자 /안행덕
겨울을 이긴 새순처럼
가녀린 몸매에 윤이 난다
뜨거운 물, 백자 찻잔에
천천히 따르는 손이 희고 길다
뜨거운 가마에서 달구어진 여린 잎
서서히 녹아 묵언으로 정진하듯
다소곳이 앉은 찻잔에 눈길을 주고
찻물에 제 몸 푸는 찻잎 따라
평생 접혔던 마음 서서히 풀어내고 있다
너와 나의 앙금도
저 여린 찻잎처럼
경계를 늦추고 선(禪)에 들어보자
그래, 미움과 설움의 응어리
찻잔 속의 찻잎처럼 천천히 녹여내 보자
석류 / 안행덕 바라만 보아도 침이 고인다. 꽃보다 아름답게 피어난 속살 터지도록 채운 욕심이 선홍이다 가지런한 그 속 보고 있으면 그냥 콱 깨물고 싶다 바람으로 계절을 담고 해를 가로 지나오는 사이 불같은 열정 식을 줄 모르고 가득 채우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붉은 성깔 배란기를 지난 여자처럼 뜨겁다 석류가 익어가는 계절이오면 가지 끝에 *소색이듯 매달린 유혹 금방 터질 것 같던 너의 미소처럼 역광을 받아 반짝이는 입술 바라만 보아도 침이 고인다 *소색이듯 - 속삭이듯
월간모던포엠2011년10월호 발표
출처 : 문학 한 자밤
글쓴이 : 湖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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