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8. 22:51

 

쑥부쟁이 / 안행덕



호젓한 산길에서

무심히 만난 들꽃

이슬에 젖어

웃고 있어도

측은하기만 한 내 모습 같다

봄부터 여름 내내

잠 못 이루며

그리움에 가슴으로 별 만 해이다

좋은 시절 다 보내고

찬이슬 내리는 늦은 가을날

배시시 웃는 너


가을 산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쑥부쟁이처럼

나도 철 지난 지금이라도

수더분하게

수줍은 듯 피어 볼거나

서리 내린 머리

암술처럼 살랑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