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8. 22:34

 

 

열쇠 / 안행덕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이였어

낯 설은 거실에서 방문을 만지다

나의 실수로 덜컹 잠겨 버렸지

놀란 가슴은 침묵 속에 천둥처럼 울리더라.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처럼

안으로 잠겨 버린 마음

벽처럼 단호한 너를 열려고

마음만 부산하게 헉헉거렸지

사랑하는 마음이 열쇠라는 걸 모르고 말이야

허식과 체면 부끄러움까지 훌훌 벗을 수 있는

사랑이 당신 품에 있는 걸


안방 문갑에서 내일을 기다리며

작은 소망에 부푼 당신과 한통속이 되어

덜컹 닫힌 문 열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