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엿 먹어라

湖月, 2012. 3. 10. 11:40

 

엿 먹어라  / 안행덕


 더위 피해 동해 바닷가로 나들이 갔다

왁자지껄하며 떠드는 군중 속으로 슬쩍 끼어들었다

희한하다

끈 다리 여자 속옷 같은 치마 한 장 두르고

신나는 각설이패의 재주에

더위도 잊은 관중 박수소리 요란하다

우리는 거지가 아녀

우리는 종합예술가여

낡은 중고 악기는

좁은 빈터로 관중을 몰아넣는다.

품바가 금방 웨스턴 뮤직으로 바뀐다.

맞다 일인 4역 5역이다

여장남자들의 열연에 흠뻑 빠진 관중에게

농담 속에 진담 한마디

너무 힘들어

엿 좀 먹고 하자

엿판을 들고 나와

엿을 파는 저 젊은이들의 몸부림이

8월의 태양보다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