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의자(詩集)
올가미
湖月,
2012. 3. 10. 11:41
올가미 / 안행덕
올가미를 보면 당기고 싶다
중국의 계림을 흐르는 강 리강
작은 뗏목 배에 가마우지
가느다란 슬픈 모가지
땟국 절은 질긴 끈에 묶여있다
벗어날 수 없는 사슬이다
어부에게 떠밀려 진종일 물속을 들락거린다
퉁퉁 불은 발과 부리로 잡은 물고기
올가미에 묶인 가느다란 목에 걸리고
어부의 재빠른 솜씨로 낚아채는 서슬에
먹지도 못하는 고기잡이
얼마나 진저리를 쳤을까
진종일 날지도 못하는 축 처진 날개
파닥이며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멍에 같은 찌든 가난 짊어지고 비틀거릴 때
벌떼 같은 자식들에 떠밀려
수없이 세파(世波)에 잠수했을 어미 손
가마우지를 닮은 걸 나 여적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