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11. 17:47

 

욕망   / 안행덕    

                                          



작은 길목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오를 듯

퍼덕이다 그대로 주저앉는다

허공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저 가여운 날개

언제나처럼 짝을 그리워하다

지친 작은 심장이 분홍빛별들에 잠긴다

봄이 오는 골목의 나른함

내 어깨에 입맞춤하는 숨소리 들리고

별빛처럼 떨어진 비둘기 대신 내가 날고 싶다.


벤치 난간에 올라

살짝 두 발을 모으고 날아갈 자세를 취해본다

날치를 기억해 낸 바다처럼 밀려오는 욕망이 뜨겁다

내 겨드랑이에 숨겨둔 나만의 날개가

오늘도 자꾸만 날갯짓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