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저 경건함의 뒤편

湖月, 2018. 10. 13. 09:48



저 경건함의 뒤편



해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에는

도예陶藝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날

기장 대변항 가는 길에 [토암] 도자기 공원

아무렇게나 버려진 듯 쓸쓸한 토우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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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한 소리 허튼소리 듣지 말라 귀가 없고

세상만사에 풀지 못할 가슴앓이

골치 아픈 속내 다 비우라고 텅 빈 머리로

노래하며 살라고 입 벌리고 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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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웃는, 인생사 여기에 다 있네

흙의 변신, 표정으로 말하는 토우

뜨거운 불가마의 지옥을 체험하고

차디찬 강을 맨발로 건너온 작가의 넋이고 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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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를 초월한 부처의 마음이 되어

절절한 묵언으로 참선하며 맨 흙바닥에 앉아

불가마를 지키는 진지하고 신비스러운

저 경건함의 뒤에는 흙을 사랑한 토암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