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8. 23:02

 

  접시꽃  

                                                                       

                             湖月 安幸德

 

 

길 갓집 담장 안에 활짝 피어 웃고 있는 당신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을 접시에 가득 담고

온종일 서성이며 누구를 기다리시나요.

 

대궁 속에 남아서 서럽게 그렁거리는

네 울먹임이  내 발목을 잡는다.

나 기꺼이 다가서려 해도

높은 담장이 먼저 가로막고 있구나.

 

도무지 여름이 다 가도록 그렇게

그렇게 젖은 속내를 볼 수가 없네

그토록 붉은 열정 밤새워 피워 올려도

기다림의 세월은 돌담 속에 갇히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네

 

그래도 그날을 목메어 그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