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주상절리(경주)

湖月, 2014. 8. 14. 17:55

 

동해의 꽃 (주상절리)

  

세계적으로 희귀한 주상절리가 경주앞바다에 있다

경주하면 불굴사 석굴암 오능 첨성대 안압지 박물관을 생각하고

경주시내를 관광하고 돌아오는데 이번 바닷길 따라가기를 하다 보니 파도 소릿길를 만났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내에는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이 있다.

뜨거운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다각형 기둥(주상절리)은 수직으로 발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 양남 주상절리는 기울어지거나 수평으로 누워 있는 모습, 부채꼴 등 독특한 모양이다.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부채꼴 주상절리로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며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처럼 보인다고 해서

동해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동해의 꽃 / 안행덕

 

 

수 억 년 달아오른 뜨거운 가슴

아픈 심장 어쩌지 못해

소리 내어 울며 지표를 뚫고

붉고 거친 파열음으로 드러낸 상처

꽃 한 송이로 피어

경주 앞바다에 아직 떠 있다

물길 연 파도가 꽃잎을 여닫는 동안

이제야 이별 길을 찾았는지

운명에 묶인 깊은 상처, 사슬 끊고

천 마디 말씀을 별들에 전하며

난장으로 패인 가슴 달래며 부채꼴로 누워있다

고대 희랍 신전 돌기둥처럼 차갑게

돌아앉은 마음 하나 달래보려고

바다는 오늘도 빗장을 풀고

쉼 없이 너를 향해 달려간다

파도는 수천 만 년 변함없이 너를 위해

먼 해조음 불러

꽃 같은 궁궐 한 채 짓고 있다

 

 

시집 [비 내리는 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