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파도에 젖은 마음
湖月,
2013. 6. 28. 19:20
파도에 젖은 마음 / 안행덕
천지간에 홀로인 듯 외로운 마음
바다를 배경으로 멍하니 서 있다
취한 듯 비틀거리는 하얀 파도는
수많은 언어로 백사장에 얼룩진 추억을
차르르 차르르, 지우고 있다
전설 속으로 사라지는 제 그림자가 아쉬운 듯
다시 뒷걸음질치며 절룩거리는 파도를 보고
아픔을 베고 누웠던 성근 모래알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달랜다
성한 것이 있으면 멸하는 것도 있을 터
노(怒)하지 마라 노(怒)하지 마라
울음이 들어 있는 젖은 바다를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