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풀밭 / 곽재구

湖月, 2017. 1. 14. 12:17








풀밭 / 곽재구 

 

 

 

 

비와

밤의

격렬한 사랑이 지나간 뒤

 

아침 국경 마을에

페르시아의 보석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마을의 풀밭들이

신비한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

 

물방울 모양의 보석들을

한알 한알 햇살에 비춰보며

페르시아 상인들은

 

인샬라

인사를 하고

 

초승달 모양의 부리를 지닌

노란 새가 한 마리

 

밤과 비가 빚은 손거울만한 호수 위에

자신의 모습을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