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해월정

湖月, 2007. 10. 9. 22:08

 

 

해월정(海月亭) / 안행덕


바다가 보인다

팔각정 난간은 멀리

솔숲 건너 출렁이는 세월을 본다

세월에 닳은 난간은 삐거덕

오래전 상처 끄집어내어

누구에게나 꼼꼼히 읽어보라 내어준다

해와 달을 안고 놀던 자리에

끝없이 마음을 펼쳐 놓고

짙은 솔 향 따라 바다로 간다

그럴 때마다 바다는 해풍을 안고 내게로 와 안긴다

은빛 물결이 가슴에서 출렁거린다

일출의 경이로움에 오금 저린 행복도

월출의 장관에 가슴 부풀어 던 날도

언제나 청풍은 끝없이 바다의 비릿함을

끌고 와서

해월정 난간에 바다이야기를 적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