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화진포 아침 바다에서

湖月, 2009. 11. 24. 17:45

 

 

 

 

화진포 아침 바다에서 / 안행덕



은빛 날개에 햇살도 눈부신데

푸른 물빛만 아득하다


물새는 날카롭게 바다를 파지만

바다는 간지러운 듯

쏴르르 쏴르르

푸른 몸을 뒤척인다


물새 한 마리

한가로운 듯 파도를 타지만

사실은 발끝의 힘 조절

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조심스럽다


하루의 고달픔 뒷주머니에 넣고

퇴근길 여유로운 듯 웃으시며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

저 물새처럼 아슬아슬하게

세파를 넘어오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