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月, 2012. 3. 8. 22:21

 

흰나비 / 안행덕

 

                                                     

나뭇가지 침대, 푸른 뽕잎 방석에

양잠누에가 잠을 잔다

일생 네 번의 잠을 잔다는데

누에는 무슨 꿈을 꿀까

꿈속에서도 하얀 고치 만들고

명주실 비단을 만들까

흰나비 되어 훨훨 꽃밭을 나를까

 

번데기처럼 쪼그라진 어머니

작은 침상에서 잠을 잔다

밤이나 낮이나 잠을 잔다

누에처럼 네 번 잠을 자고 나면

하얀 실을 몸에 칭칭 감고 고치가 되어

하얀 나비가 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