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함민복
湖月,
2018. 11. 16. 20:37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함민복
뜨겁고 깊고
단호하게
매순간을 사랑하며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것들을
당장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딴전
딴전의 힘으로 세계가 윤활히 돌아가고
별과 꽃이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지만
늘 딴전이어서
죽음이 뒤에서 나를 몰고 가는가
죽음이 앞에서 나를 끌어당기고 있는가
그래도
세상은 세계는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단호하고 깊고
뜨겁게
매순간 나를 낳아주고 있다
- 시집『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중에서
함민복 /
1962년 충북 충주 출생
1988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우울氏의 一日』『자본주의의 약속』『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