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같은 여자 / 호월안행덕아지랑이 춤추는 곳 봄볕이 기웃거릴 때잔설 사이 살그머니 나오는 저 쑥 좀 봐새색시 발자국처럼 파릇파릇 고와라아슴아슴 여린 손 살그머니 내밀어라양지쪽 햇살 보고 배시시 웃는 구나파릇한 고운 미소가 봄바람을 불렀나서럽고 차가운 냉대 온 몸으로 견뎌내는 주막집 서산댁은 들녁의 쑥이 런가전생은 아득하여도 벼린 꿈이야 없었으랴단정한 앞치마에 엉겨드는 시련에도 얼굴이 멍이 들어 프르게 쑥색 되어도 속내를 보이지 않는 수더분한 저 여자 언제나 웃고 있어도 해쑥처럼 안쓰럽고 속내를 감추어도 쑥 범벅같이 어설프다은은한 향내가 나는 쑥차 같은 저 여자 시조집 『노을빛 속으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