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調 6

봄이 오는 소리 / 안행덕

봄이 오는 소리 / 안행덕 얌전히 사분 사분 내리는 이슬비 잔설을 녹여 내는 정다운 수런거림 온종일 속살거려도 끝이 없는 저 수다 봄 오는 길목마다 꽃들의 시새움 개나리 진달래꽃 꽃다지 달맞이꽃 배시시 웃네 간지럼 참지 못하고 봄바람 유혹에 홀려 옷고름 풀고 사그락 사그락 젖은 흙 슬적 들추네 冬安居 풀린 몸 비틀어 기지개 켜는 소리 시집[숲과 바람과 시]에서

詩調 2022.03.14

생명

생명/ 안행덕 종지처럼 작은 둥지에 새알 하나 두고 숲 가꾸기 예취기의 소음에 놀란 어미 새 숨 막혀 오는 공포감 옴짝달싹 못 하네 우거진 덤불 말끔히 이발하듯 베어낸 자리 은신처 들켜버려 겁먹은 어미 잃은 새알 어미 새 저만치 숨어 콩닥 이는 새 가슴 저 작은 생명 어쩌나 놀라고 기막혀도 문서 한 장 없는 저 둥지 누가 지켜줄까 어미 새 숨죽여 우는 작은 소리 들어보라 시조집 『노을빛 속으로』에서

詩調 202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