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조목과 명장 / 호월안행덕 벽조목과 명장의 한판 씨름이 시작된다숨 막히는 순간이다벼락을 맞고 저승을 다녀온 대추나무이미 사리가 되어 칼끝을 저항하고시치미 딱 떼고 어깃장을 놓으며장인의 손을 희롱한다번갯불에 덴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는수술대에 누운 아기를 다루듯조심조심 혼신魂神을 다하는 정성에벽조목도 순해지는데어려운 수술 끝에 행운의 길을 여는 순간조각칼을 쥔 명장의 손이 찌릿하다지뢰의 뇌관을 건드린 듯 등줄기에 진땀이 난다 이어도는 알고 있다 / 호월안행덕아직도 무간지옥을 방황하는 너이어도 이어도 끝 간데없는세월의 실타래 풀어 놓고실마리를 찾지 못하네 망망 바다 밑에 뿌리를 내린 암초 청춘 바친 어부들 영혼을 부여안고울음 곳간 열어놓고해녀들 곡소리를 저장하고 있구나 노구로 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