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조목과 명장 / 안행덕 벽조목과 명장의 한판의 씨름이 시작된다숨 막히는 순간이다벼락을 맞고 저승을 다녀온 대추나무이미 사리 되어 칼끝을 저항하고 시치미 딱 떼고 어깃장을 놓으며 장인의 손을 희롱한다 번갯불에 덴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는 수술대에 누운 아기를 다루듯 조심조심 혼신魂神을 다하는 정성에벽조목도 순해지는데 어려운 수술 끝에 행운의 길을 여는 순간 조각칼을 쥔 명장의 손이 찌릿하다 지뢰의 뇌관을 건드린 듯 등줄기에 진땀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