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퇴계)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도산 달밤에 매화를 읊조림
步躡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 따라오네.
梅邊行趬幾回巡(매벼행교기회순)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남을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향은 옷에 가득 달 그림자는 몸에 가득.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산창에 기대니 밤빛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우듬지에 둥근 달이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불어오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맑은 향기 저절로 집안에 가득 차네.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 산 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빈 듯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 흰 매화 차운 달이 仙翁과 짝해주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 그 중에 오직 앞 여울 흐르는 소리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억사궁) 높을 때는 商음이고 낮을 때는 宮음일세.
晩發梅兄更識眞(만발매형갱식진) 늦게 핀 매화의 참뜻을 새삼 알겠네.
故應知我怯寒辰(고응지아겁한진) 내가 추위를 겁내는 줄 알아서이지.
可憐此夜宜蘇病(가련차야의소병) 가련하다, 이 밤 병이 낫는다면
能作終宵對月人(능작종소애월인) 밤새도록 능히 달을 대하련만.
往歲行歸喜裛香(왕세행귀희읍향) 몇 해 전엔 돌아와 즐거이 향기에 푹 빠졌고
去年病起又尋芳(거년병기우심방) 지난 해엔 병에서 일어나 또 꽃을 찾았지.
如今忽把西湖勝(여금홀파서호승) 지금 와서 문득 서호의 절경을 가지고
博取東華軟土忙(박취동화연토망) 우리네 부드러운 땅의 바쁜 일과 바꿀손가.
老艮歸來感晦翁(노간귀래감회옹) 노간이 쓴 매화시에 주자가 감동하여
託梅三復歎羞同(탁모삼부탄수동) ‘羞同’이란 글귀로 세 번이나 감탄했는데
一杯勸汝今何得(일배권여금하득) 너에게 한 잔 술을 주고 싶지만 할 수 없어
千載相思淚點胸(천재상사루점흉) 천 년 그리움에 눈물만 가슴을 적시네.
*老艮은 艮齋 魏元履. 주자가 위원리가 보낸 시를 보고 감탄해서 ‘羞同桃李媚春色’(복숭아 오얏과 함께 봄빛을 자랑함을 부끄러워 하다)라고 했다는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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