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 詩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ㅡ퇴계

湖月, 2009. 2. 19. 16:28

 

退溪(퇴계)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도산 달밤에 매화를 읊조림

 



步躡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 따라오네.

梅邊行趬幾回巡(매벼행교기회순)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남을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향은 옷에 가득 달 그림자는 몸에 가득.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산창에 기대니 밤빛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우듬지에 둥근 달이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불어오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맑은 향기 저절로 집안에 가득 차네.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  산 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빈 듯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  흰 매화 차운 달이 仙翁과 짝해주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  그 중에 오직 앞 여울 흐르는 소리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억사궁)  높을 때는 商음이고 낮을 때는 宮음일세.


晩發梅兄更識眞(만발매형갱식진)  늦게 핀 매화의 참뜻을 새삼 알겠네.

故應知我怯寒辰(고응지아겁한진)  내가 추위를 겁내는 줄 알아서이지.

可憐此夜宜蘇病(가련차야의소병)  가련하다, 이 밤 병이 낫는다면

能作終宵對月人(능작종소애월인)  밤새도록 능히 달을 대하련만.


往歲行歸喜裛香(왕세행귀희읍향)  몇 해 전엔 돌아와 즐거이 향기에 푹 빠졌고

去年病起又尋芳(거년병기우심방)  지난 해엔 병에서 일어나 또 꽃을 찾았지.

如今忽把西湖勝(여금홀파서호승)  지금 와서 문득 서호의 절경을 가지고

博取東華軟土忙(박취동화연토망)  우리네 부드러운 땅의 바쁜 일과 바꿀손가.


老艮歸來感晦翁(노간귀래감회옹)  노간이 쓴 매화시에 주자가 감동하여

託梅三復歎羞同(탁모삼부탄수동)  ‘羞同’이란 글귀로 세 번이나 감탄했는데

一杯勸汝今何得(일배권여금하득)  너에게 한 잔 술을 주고 싶지만 할 수 없어

千載相思淚點胸(천재상사루점흉)  천 년 그리움에 눈물만 가슴을 적시네.


*老艮은 艮齋 魏元履. 주자가 위원리가 보낸 시를 보고 감탄해서 ‘羞同桃李媚春色’(복숭아 오얏과 함께 봄빛을 자랑함을 부끄러워 하다)라고 했다는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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