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장미 /안행덕
담벼락에 나란히 줄을 선
팔팔한 가시내들 붉은 燈 행렬
겨우내 줄기 속에 숨겨온 순정
붉은 태양의 열정을 담아
온몸으로 아낌없이 불을 밝힌다
손톱 같은 가시 꽃잎 속에 숨기고
해맑은 미소로 웃고 있지만
누군가 그를 꺾으려 한다면
가시는 서러움 참지 못한다.
줄지어 피어나는 홍등가 꽃
밤마다 하얀 손 흔들며 환호하는 가시내들
침묵 같은 붉은 입술은
억울한 세월 속에 자라난 독 가시
음지의 삶, 서러움의 노래는
불룩한 젖가슴에 숨기고
호사스런 향기는 황홀한 미끼
얼빠진 사내의 목에 그려진 꽃잎은
가시의 서러운 눈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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