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쓰레기 통

湖月, 2005. 5. 4. 13:45

 


안행덕


쓰레기 통
 

 

하얀 벽 등지고 소독 냄새 맡으며

젊은 처녀가 발로 밟는다

중년의 흰 가운이 또 발로 밟는다

할머니도 발로 밟는다

발 필 때마다

부지런히 문을 열어주며 고개 숙인다 .

피고름이 낭자한 거즈와 솜뭉치가

면상과 가슴을 후려치기에

             

시린 발을 옹크리며 난간에 서 있다

주인아주머니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살짝 던진다. 생선뼈 과일껍질 손주 놈 흘린 밥

찌개 건더기 콩나물 시래기




차곡차곡 빈 종이상자

쨍그랑쨍그랑 빈 병들의 합창

도란도란 요구르트 병 알루미늄캔 플라스틱

다시 태어나기 기다리는

조각조각 절인 가슴들


황금알을 품고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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